너희에게 돌아갈 정의는 없다.

지난 25일 서울역 앞의 미디어법 반대 집회를 지나쳐 갈 때 연사가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당에 정의의 심판을!’ 아 그 자체로 감동적이긴 하나 의문이 들었다. 정의? 민주당 주도 집회에서 정의? 무언가 이상하다. 그리고 조금 생각해 보았다. 정의란 무엇일까? 민주당이 운운해도 될 것인가?


사견이라면 사견일 것이다. 미디어법 반대라는 전 국민적 의제를 들고 나왔다고 하더라도 정의란 말을 운운하면 안된다. 정의는 그 자체로 진리의 성격을 띄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전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이상 그 단어를 써서는 안됨이 자명하다. 대의제 민주주의 라는 것은 의석수와 지지율이 곧 그 정당의 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 정의는 그 자체로 상대방을 악당으로 규정하는 기능을 한다. 악당은 타협과 관용의 대상이 아니다. 토론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즉 쳐부숴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민주주의는 관용과 타협 그리고 토론의 최종장이다. 따라서 정의란 말은 민주주의에서 무용(無用)한 말이다. 한나라당은 졸지에 악당이 되었다.


내가 아무리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더라도 그들을 악으로 규정하고 싶었던 적은 없다.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경상도는 악당의 고장인가요? 내가 아는 많은 경상도 출신의 선하고 또 선하며 그 티끌까지 깨끗했던 그들은 무언가요? 정치란 그 자체가 말하듯 그저 의견의 상충점이며 타협점인 그 무엇이다. 정의란 말이 표백해버릴 찌든 때는 아니란 말이다.


물론 미디어법은 부결되고 헌법 재판소에서도 그러한 결정을 내릴것을 의심치 않는다. 다만 지금 우리들. 한나라당에 반대하며 그 반대급부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러한 행태는 아니다 싶다. 조금만 더 생각하자. 우리가 무얼 원하는가.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의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리고 우리는 힘을 가지지 않았는가. 재길. 미약하지만 우리는 한표를 가지고 있다. 그저, 우리는 다음 투표는 실수하지 않기를 기원해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적어도 이곳은 민주주의라는 아젠다가 자리잡은 곳 아닌가?

by 『이소』 | 2009/07/29 02:16 | 트랙백 | 덧글(3)

일식

가혹한 여건 속에서 겨우 건진 한 컷.

500만 화소 똑딱이 + 과노출된 필름조각

by 『이소』 | 2009/07/22 18:33 | 사진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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