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을 보다 이승복을 생각하다.

간만에 글을 쓰자니... 힘들다.


  어쨌든 김제동씨는 참 대단하다. 대단한 사람이다. 100만명의 관중은 두렵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그의 모습에서의 자신감도 그러하고 그러면서도 단 한명의 사람은 무섭다고 이야기 하는 그의 모습은 순수하고 또 순결해보였다. 라고 하더라도 말이야. 우리는 그를 상징적인 위치에 올려놓는데 너무 성급했던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는거다. 마치 이승복처럼 말이다.

  여튼 남/북의 이념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때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는 명언(?)을 남기고 간 이승복, 여튼 그의 영웅적(?) 면모가 주목을 받는 것운 시대적 상황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제와서 누가 공산당을 예전처럼 '절대악'으로 생각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 어린 나이의 이승복이 공산당이 싫은었던 것이 과연 당시 한국 사회가 직면해 있었던 이념적 갈등과 사회적 혼란을 대변하고 있었을까? 뭐 딱히 의문을 제기할 필요도 없어보인다. '그냥' 싫었던 거고 그 '그냥'에는 교육이라는 국가의 최종병기가 있었을 것이다. 뭐 그렇다는거지.

  다시 김제동으로 돌아가보자. 그는 어느센가 한국 진보를 대표하는 연예인이 되어있었다. 내가 보는 그는 딱히 진보적인 인물은 아닌것 같다. 성장환경도 그렇고 김제동씨가 하는 말을 잘 들어보면 그는 진보도 좌파도 아니다. 꼭 그를 정치적인 수식어로 규정하자면 '원칙주의적 중도' 정도겠지. 하지만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군중은 그를 진보의 심볼로 바꿔놨다. 사실 별것 없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의 사회를 봤다는 이유로.. 또 그러한 이유로 그가 출연하던 몇몇 TV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는 이유로... 사실 노제의 사회보다는 그로인해 혹은 그런 사람이 TV에 나오는것을 원치 않았던 몇몇 기성보수에 의해 그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리고 인생 전반의 위기가 찾아왔고, 그런 위기속에서 김제동씨는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떠밀리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을것이다. 그리고 그는 휩쓸리는 방향을 선택한 것 처럼 보인다.


  어쨌든 이승복 어린이의 동상은 팔도 각지의 초등학교에 세워졌다. 충실한 아이콘이 되었고 심볼이 되었다. 그냥 그 자체로 반공주의가 되었다. 왜? 그는 죽었으니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라고 할 기회조차 박탈 당했기 때문이리라.(설사 그런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김제동씨는 살아있고 명망도 있으며 여전히 젊다. 그냥 난 조금 그가 원래 존재했던 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그는 정치적 열사는 아니니까. 적어도 그렇게 되고 싶은 욕망도 없어보이니까, 대중의 바램속에 스스로의 존재가 매몰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래서 끄적거려봤다.

어쩔테냐. '나는 진보주의자다' 라고 외치는 인간들아.

덧글

  • Praesepe 2010/08/30 22:19 # 답글

    스스로 휩쓸리기를 선택했다면, 적어도 물살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는거 아니겠는가.
    더 무엇을 내뱉을 수 있겠는가. '나는 보수주의자다' 라고 웅얼거리는 자신으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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